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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직접 주인되어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뿐, 지나버린 과거나 오지 않는 미래 때문에 고뇌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. 성삼재에서 출발해 삼도봉에 오르기까지는 그런대로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. 그러나 산행이 진행될수록 현재를 즐길 수 없었다. 이미 몸은 지칠대로 지쳤는데 연하천 대피소는 멀기만 했고 미끄러운 바위 너덜을 내려갈 때면 다리가 후들거렸다. 그래서인지 산새소리도 매미소리도 없었다. 지리산에 산새와 매미가 없을 까닭이 없다. 눈앞에는 또 시야를 막아서는 가파른 오르막 길이 귀도 막아서이리라 성삼재에서 천왕봉 대원사에 이르는 종주를 포기하고 벽소령 대피소에 주져앉아 버렸다. 즐기러 온 산행이 오직 고행이기만 하다고 생각해서 였다. 그렇다고 체력에대한 신뢰가 약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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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. 8. 3. 06:46